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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살여행이야기

결혼 3주년 강원도 여행~

by J.U.N. 2004. 7. 17.
7월 17일... 벌써 결혼한지 3년이나 흘러버렸다. 하하... 정말 그런 시간들이 지나긴 했던가. 17일 토요일 너무나 좋은 날을 위해 여행을 준비했다. ^^
며칠 전부터 계속 내리던 비 때문에 토요일도 비가 오는건지 걱정걱정하며 일기예보를 봤었는데 흑~ 아쉽게도 '한 두차례 비'. 그러나 비가 와도 여행은 즐겁고 색다른 거니까~ 하고 애써 웃으며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정신없이 자다 깨면 정동진~" 이 목표를 위해 전날 새벽늦게까지 놀며 피곤을 키우고 키운 덕택에 밤새 몇 번 깨지 않고 새벽을 달려 왔다. 후훗~

드디어 버스가 정동진에 도착하니 하늘은 캄캄한 짙푸른 색이었고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서 밖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유~ 아쉬워~ 창밖에 가물가물 보이는 기차역에선 그 사이 기차가 한대 도착하며 사람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내리기 전에 몇 가지 안내를 듣고~ 아 그러고보니 시간이 많지 않네~ 앙.... 그리고 아직도 잠이 안깨요~~ ^_^* 드디어 버스에서 나왔다. 야아~ 여기가 정동진이구나~ 다행히 비가 조금씩 그쳐가고 있었다.
크 이게 정동진 역이구나... 역사적인 첫걸음을 하네~

입장권으로 들어가니 아까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서서히 동이 터오는 하늘...

조금 후 정동진역에 기차가 한대 멈춰섰다. 그리고 여전히 예쁘게 불이 켜진 가로등... 내가 한장 찍고나니 바로 꺼져버렸다 ^^

하~~~ 바다다 ^^ 그런데 하늘이 더 이뻐~ 일출은 볼 수 없지만 하늘엔 물감이 번지는 듯 너무나 예쁜 구름이 가득했다. ^^
작년 비가 내리던 거제도의 흐린 하늘이 예뻤던 것처럼... 난 이런 하늘을 좋아한다 ^^

사람들도 많지만 백사장에 웬 테이블들이 이렇게 많지? 남학생들은 이 축축한 날씨에 친구들을 바다에 빠뜨린다고 정신없다. 에이참~ 옷도 안 마를건데 -_-;
꼭 찍어야 하는 일명 '고현정 소나무'에서 다정하게 한컷! ^^ 음~ ^_^*

어 아까 그 기차인가? ^^ 아니면 새로 도착한 기차인가? ^^ 아 역시 분위기 가득~

모래시계공원을 가려고 했는데... 우린 그대로 직진을 했다.
그런데... 흑흑 뭘 잘못 간건지 이상한 길이 나오고 모래시계공원은 없고 조각공원만 몇 km...으아...이상해~ 이상해~ 가다가다 도저히 시간에 못 맞출 것 같아서 빽!!
나중에 사진을 보니 화살표가 왼쪽으로 꺾었다가 직진하라고 되어있었다. 우씨!!!!-_-;

이제 추암해변으로 떠나자~!
비가 계속 내리고 조금은 질퍽한 길을 걷다보니 바위가 가득 모인 언덕이 나타났다. 와... 바위들이 어쩜 이렇게 손으로 쪼개놓은 듯 생겼을까~ 저기 저 바위가 촛대바위란다 ^^
야호~ 멋지다~ ^^* 여기서 바라보는 일출이 무척이나 장관이라고 유명하다는데... ^^

여기저기 사진찍을만한 곳도 많고 어디서든 경치가 예술이었다. 유후~ 나중에 다시 일출을 제대로 보러 와야할 듯한걸~ ^^

자~ 된장마을로 출발~
된장마을은 매스컴에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기대가 큰 곳이었다. ^^ 여기가 된장마을... 저 엄청난 장독들을 보라... 오~

창밖의 풍경은 하늘과 산... 그리고는 온통 장독들만 가득~ ^^* 처마끝에서 톡톡 떨어지는 빗물... 창밖엔 가득 녹색푸르른 숲이 보인다.

도완녀 선생님이 밝은 모습으로 오셨다. 검게 그을은 얼굴을 보니 힘들게 시골 아낙네같아 보이지만 초롱초롱한 눈매를 보면 카리스마가 확 느껴졌다 ^^ 볼수록 미소가 무척이나 아름다우신걸...
도완녀 선생님은 서울음대와 독일에서 첼로공부를 마치셨으나 편안한 삶을 버리고 이 외진 곳에서 새롭고도 힘든 삶을 선택하셨다지.

추울거라며 운동을 하자시길래 겁부터 먹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고... ^^ 몸을 건강히 할 수 있는 간단한 두드림과 지압 정도였다. 휴우~~~ ^^ 건강에 대해서... 또 마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많은걸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밖에 나와 걷다보니 한쪽에 저런 조각이... 첼로를 켜는 도완녀 선생님과 돈연스님, 그리고 세 아이들의모습이다. 잘 보면 장독위에서~ 후훗 누가 만들었을까? 물어볼껄... ^^

도완녀 선생님을 따라 숲을 걸었다. 숲에 들어서자 모두 신발을 벗었고 비는 그쳐서 우린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물기 가득한 솔잎들 위를 맨발로 걷었던 기억이 있던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렇게 걸으니 자연에 더 가까이 다가간 듯 (저 발은 누구야? ㅋㅋ) 나뭇가지와 젖은 솔잎과 풀위를 사뿐사뿐 걷던 기억...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 ^^

숲속 땅에서 올라온 이름도 모를 버섯... 처음보는 녹색 개구리도 뛰어 다니고 ^^ 숲은 숲인가보다~

모두들 근심을 담은 나뭇가지들을 여기에 버렸다. 이렇게 모은 나뭇가지들을 불에 활활 태워야 하는데... 나무가 젖어서 지금은 태울 수 없었다. 나중에 모두 태워주실거라고...

도완녀 선생님이 첼로를 꺼내시고 의자(?)를 옮기며 연주를 준비하셨다. 오 기대되는 시간... ^^ 많이 알고 있는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를 연주하시며 우리도 함께 따라불렀다. 웬만한 악기들의 독주는 많이 들어봤지만 첼로연주를 이렇게 가까이 듣기는 처음~ 히야아~~~~

두 번째 곡으로 '한오백년'을 연주하시는 도완녀 선생님... 와... 민요를 첼로로 듣기도 처음이다.
연주를 듣는 모든 사람들이 반해버렸지... ^_^*

연주를 끝내신 도완녀 선생님과 한컷~ 부부냐고 물으시길래~ 오늘이 결혼 3주년 되는 날이라고 말씀드렸더니 도 선생님도 며칠전 자신도 결혼기념일이었다고... ^^

도완녀 선생님의 배웅을 받으며 된장마을을 떠나야했다. 아... 더 있고 싶은데~~ 다음 간 곳은 표고버섯으로 만든 죽을 먹으로 향림식당으로~ 야호~ 점심이다아~ 기대기대~ 표고죽을 하는 곳은 우리 나라에서 한 군데밖에 없단다. ^^ 와 저 깨좀봐~ 얼마나 맛있을까? 궁금해하며 드디어 한입 떠 먹어봤는데~ 우아~~~~~~ 정말 맛나네~ ^_^*

엇... 평소에 한그릇 겨우 먹던 순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더 덜으러 갔다 ^^ 후후후 그렇게 맛난던가?? ^^ 아주머니 비법좀 가르쳐주세요~~~~
다음 이동한 곳은 화암동굴... 화암동굴 입구까지 걸어서 가도 되지만 저렇게 모노레일도 달린다 ^^

입장해서 조금 기다리니 모노레일이 온다... 처음 타보는 모노레일~
조금 올라가니 어 아찔~ ^^* 그래도 매달려 가면서 흔들리는 것보단 훨씬 안심되었다.
이렇게 화암동굴엘 들어갔다. ^^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다 지나가서 조용~~~ ^^*

여기저기 인형들이 당시 금광에서 광부들의 생활을 재현해왔다. 오 리얼한걸~ ^^

관람하는 동굴은 1.8km 정도였다. 한시간은 족히 다녀야했는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볼거리들이 가득~

이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 계단이 상당히 가파르고 미끄럽다는데.... 긴장 300%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저 까마득한 아래에도 사람들이 내려가고 있다. 꺄오.... 워낙 수직계단이 길어서 놀랐다 ^^

자연동굴 광장이 어마어마하게 넓게 뚫려있었다. 동양에서 가장 크다는 대형 석순... 높이가 8m, 둘레가 5m라고... ^^ 그러나...이 넓은 곳을 둘러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화장실이 급해서 그만~

동굴에서 나와서 얼른 중요한 일(?)부터 끝내고~ ㅋㅋ
이젠 정선 5일장을 보러 출발~~ 2일과 7일이라니 딱 오늘이다. 후훗. 정선읍에도 오전에 비가 많이 와서 시장에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 빈대떡을 부치는 아주머니들... ^^ 아~ 바보 왜 먹어보지도 못하고 사오지도 않았을까~~~ T_T

시장에선 먹는게 남는건데~~~ 쩝

정선에 오니 '콧등치기'와 '올챙이국수'라는게 생소했다. 이름이 참 우습던데 "아주머니 왜 콧등치기라고 해요?" 궁금했는데... 아주머니도 모르신댄다... 앙...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면발이 쫄깃해서 후루룩 먹으면 면발 끄트머리가 콧등을 탁! 친단다~ ^^)

올챙이 국수... ^^* 사람들이 신기해서 많이 만져보는가보다...

배는 안 고팠지만 콧등치기와 올챙이국수를 맛보기로~ "아주머니 주세요~~~~" ^^ 쨔잔 등장! 윗쪽이 콧등치기, 아랫쪽이 올챙이국수... ^^*

어떤게 더 맛있지??? 냠냠
햐아 올챙이국수는 가까이서 보니 정말 재밌게 생겼구나~ 후훗 어떻게 저런 국수를 만들까나? 젓가락으로 잘 건져지지 않아 수저로 떠 먹어야 했다 ^^
햐아~ 정선장도 다 봤고... 버스를 타니 이젠 돌아가는 것만 남았네~ ^^
밤늦게 무박 2일로 출발하니 얼마나 많은 것들을 봤던지... ^^*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하는 것... 여행의 묘미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후훗.... 즐거운 여행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