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이틀밤을 자고 난 다음 아침~
막 일어난 또윤이가 부시시하게 곤약젤리를 먹는 모습~
입술과 이의 모습이 재미있어~
섬유탈취제를 찍는다고 하는데 그 아래로 얼굴 들이미는 녀석들 이거뭐야~ㅎ
첫날밤 갔던 큰 편의점이 좋아서 그리 가고 싶었지만 호텔 바로 아래의 로손편의점을 갔다.
여기도 뭐 좋은걸? 여기서 아침거리 간단히 사먹고 나가야 하니까~
우리 서로 먹고싶은 것들 간단히 사서 들어가야지~
삼각김밥들, 우유, 샌드위치, 물, 커피 등등등~~ ^^
오늘의 계획은 맥주박물관, 라면공화국을 들린 후 오타루를 가는 것.
그런데 맥주박물관이 느즈막하게 열어서 그 후에 나오자니 시간이 충분하지도 않거니와
우리 짐들을 어쩔까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택시타고 맥주박물관을 가자~ 였는데 아침이 되니 생각이 달라졌다.
짐을 삿포로역에 맡겨놓고 다녀오는게 좋겠다로 결정.
짐싸서 호텔을 나왔는데 바로 앞의 지하도를 통해 삿포로역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한 순여사는
확인차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갔는데 한참 기다려도 오질 않아.
전화도 안되고~ 흐음흐음... 큰 케이스를 들고 있는 나는 어쩌나 하다가 결국 그걸 들고 계단을 한참 내려갔는데
저쪽에서 오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 이쪽은 아닌 것 같아.
우리는 첫날 내렸던 그 도로쪽으로 걸어갔다. 그 아래 지하도가 있고 그리로 삿포로역까지 갈테니까.
내려가자마자 커피를 판매하는 곳 등장. 아하 마음이 급하지만 않았어도 생두들 넉넉히 사갈텐데 아쉬웠어.
앗. 페퍼의 등장. 가까이서 "페퍼~"하고 부르니 다정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생각보다 정겨웠다.
말을 걸고 싶었지만 내가 뭐 알아들을 수나 있나 ㅎㅎㅎ
걷고 또 걷고
지하도 한쪽에 큰 스크린과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을 방송사 카메라가 담고 있었다.
또 걷고 걷다보니 나는 살짝 왼쪽 파란 라커룸을 봤었거든...
순여사가 삿포로역을 어떻게 가는지 확인해보러 먼저 올라갔다가 맞다고 해서 우리도 따라 올라갔다.
라커룸을 찾는데 흐엥~~~ 큰 하드케이스가 들어갈만한 곳은 다 차버렸고 우리같은 여행객들이
빈 라커를 찾는다고 두리번두리번. 우리 다들 한참 돌아다니며 누가 빼지 않나 찾아봤었지.
결국 안되겠어서 내가 아까 잠깐 봤다는 그 락커를 향해 다시 지하도를 내려갔어.
거기도 상황은 똑같더라. 큰 락커는 비어있지 않았어. 우린 낙담했고 아무래도 맥주박물관과 라면공화국은 포기하는걸로.
그렇게 이야기하니 똥글이가 눈시울이 붉어진다. 꼭 가고 싶었을거야.
우리 다음에 다시 오자. 그래서 꼭 가자~ 오타루를 일찍 가서 거기서 라면을 먹어보자~ 토닥여주고 출발!
그런데... 표를 사러 올라가보니 사~람~들~이~ 너무 많다.
어떻게 표를 사는지 확인하고자시고도 없는 상태였어.
일단 순여사는 줄 하나 서고.... 기다리는데 시간이 워낙 띄엄띄엄 있어서 내가 대충 눈치를 봐도
이러다 놓치면 한참을 기다려야겠더라.
옆에 직원에게 '오타루로 가려고 한다. 어디서 열차표를 끊어야 하느냐'고 확인했다.
그랬더니 반대편의 실내를 가리키더라. 그래서 일단 달려가 줄을 섰다. 줄도 짧았어.
오타루로 가는 표를 구입하면서 동시에 오타루에서 신치토세 공항으로 가는 표도 함께 구입했다.
좌석으로~ ㅎㅎㅎ (마음속으로는 바다를 보며 달리도록 자리잡아주면 좋겠네~ 생각했지)
그 와중에 순여사가 전화해서 표 구입하지 말고 반대편에서 표를 끊고 있으니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승강장으로 올라갔는데....
세상에 지금 출퇴근 시간도 아니고 평일인데 이게 무슨 황당한 상황일까 싶었다.
너무 바글바글하게 많이 넘쳐서 이래서야 기차타겠나 걱정했어.
우리가 구입한 오타루가는 기차는 그냥 입석뿐이었을거야. 좌석을 묻지도 않았으니까.
(가격은 저렴했음)
객실 안쪽도 통로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우린 입구쪽에 서서 어쩔줄 모르고 있는데
좌석 뒤의 빈 공간에 있던 서양 아주머니가 비켜주면서 아이들이 들어가도록 배려해주셨어,
그래서 또윤이 똥글이가 저렇게 앉아서 갔지. ㅎㅎㅎ
오타루 가까이 오니 눈은 여전히 넘치고 저기 바다가 보인다.
띄엄띄엄 집들도 분위기가 좋아보였어.
드디어 오타루에 도착!
오타루역이야. 오래된 일본역의 느낌도 남아있어. 창문에는 푸슨색 계열의 램프들이 줄줄이 달려있었어.
옛날 지하철처럼 종이로된 기차표였거든. 저 안에 넣고 지나오는 거야.
난 다시 스베리도메를 신는다!
오타루역에서 나와 바라본 모습이야.
삿포로는 눈을 잘 치우고 인도는 많이 녹이고 하던데 역시 듣던대로~
오타루는 눈이 그냥 그냥 그냥!!!!
왼쪽에 시장이 있길래 거기에서 점심을 먹을 수도 있겠다 싶어 들어가보려고 했다.
어떤 가게들은 손님이 가득차서 기다리고 있을만큼 많더라구.
여기서 먹을까 하다가 라면을 먹어야되겠어서 반대편으로 나왔지~
나와보니 골목은 더 난리더라구. ㅎㅎ
여기는 하드케이스 바퀴를 굴리며 가는게 아니라 그냥 눈밭에 끌고가는거야.
바퀴구르는 소리가 날까? 안날까? ㅎㅎ
스마일 호텔에 도착~ 잠시 가방을 보니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어.
11월-3월까지는 거의 눈속에 파묻히는 도시라더니.
오붓한 실내의 모습. 체크인하고 짐을 보관하려고 했는데 이따 2시에 된다고.
체크인하는 동안 둘은 계속 눈밭에서 논다. ㅎㅎㅎ
또와야겠어~ 이렇게 눈좋아하는줄 몰랐네. ㅎㅎㅎ
지도를 보니 조금만 가면 라면집이 있더라구.
이 라면집 이름은 'らー麺京や' https://goo.gl/maps/VcgAuQW7Vr32
처음엔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서 조금 어색했다.
40대쯤으로 보이는 주인아저씨만 있는줄 알았는데 연세많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도 계시더라구.
어쩌면 주인아저씨의 부모님이실까?
라면이 도착했는데 사진속의 그릇과도 같았지 뭐야~
그리고 맛은... 와우 지금까지 먹어본 라면 중에서 제일 인상적이었어.
너무 맛있어서, 너무 좋아서 다 먹고나서도 이 국물을 한국으로 싸가고 싶을만큼 맛있었어.
점심을 잘 먹고 잠시 근처를 걷다가 커피마시러 가볼까? 하고 점찍어둔 '카페 에뚜알'을 갔는데... 문닫김.
하는 수 없이 내일 가볼까 했던 '光喫茶店'에 갔다. 여기 굉장히 오래된 카페라고 유명하다는데....
가보고 실망이 컸다. 왜냐하면 컴컴한 아주 옛날 다방같고 담배를 하도 피워대서...
우리나라같았으면 영업못했을거야. ㅎㅎ 마땅히 마시고 싶은 커피도 없고
종업원은 친절하지도 않고(이건~ 그동안 일본에서 받은 친절 대비)
그냥 커피 한잔, 아이스크림 하나 시켰다. 작은 빵은 함께 준 것. (맞나?)
우리는 호텔로 들어왔어. 아직 입실시간이 아니어서 각자 이러고 있었어.
방에 들어가보니 작고 아담하더라. 침대는 1인용 3개이고.
화장실겸 욕실은 쬐그만해서 무슨 비행기의 화장실인가 싶었다니까~
시설도 조금 낡았지만 오타루니까~ ^_^ 괜찮아~
티비틀면 무슨 독특한 일본 장기자랑? 코미디? 아니면 동계올림픽~
자 우리 우타루를 거닐어야지~ 밖으로 나왔다. 워낙 눈이 많으니까 차가 많이 안나왔지만
다니는 차들은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더라. 우리같았으면 이정도 눈에는 걷는 속도였을던데 말야.
어 걷다보니 이런데가 나왔어. 나중에 확인해보니 여기는 철로가 있던 자리더라구.
(TEMIYA LINE : https://goo.gl/naWLdY)
여기 눈축제 행사를 위해 꾸미고 있는 중이었나봐.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열심히 뭔가 만들고 있었어.
그러다 잠시 오타루 운하에 들렀다. 딱 봐도 저기구나 싶게 사람들이 몰려서있었고
서로 사진찍는다고 바빴다. 나는 잠시 들린거니까 싶은 마음으로 살짝 찍고 빠짐.
그... 그런데 사... 사진이 없다.... 바이러스로 다 날려서.
애써서 폴라스텝스에 남겨진 사진을 내려받음.
계속 걸어서 오르골박물관까지 왔다. 눈은 펑펑 날은 춥고 하니 실내로 들어오자마자 습기찬거봐.
입구를 통과하고 보니 실내가 굉장히 크고 멋졌다. 사람들도 진짜 많더라구. 2층, 3층까지 있었어.
나는 조금 늦게 따라 올라갔는데 또윤이가 울고 있는거야.
왜그런가 했더니 오르골 돌렸는데 빠져버려서 고장나게 한줄 알고~ ^^ 착해착해
지나가던 한국 아저씨는 또윤이가 사달라고 떼쓰는줄 알았나봐 "아빠한테 사달라고 해~" 하고 지나가심.
여기서 아이들이 한참 골라서 구입한 오르골은
오르골 매장을 빠져나와서 되돌아가는데~ 오타루에서 인기있는 르타오 매장이 뙇!!!
시식하면서도 완전 녹는 맛에 치즈제품들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정신줄을 뽝!!!
역시 바이러스가 사진들을 잡아먹어서 이것밖에... 흑흑흑
되돌아가는 중인데 이때 우리는 '와라쿠 회전초밥'을 먹으려고 가는 중이었어.
하지만 우리의 계획은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음. ㅋㅋㅋ
걷다보니 이런데가 나왔어. 여기도 나중에 보니 오타루 예술촌(小樽芸術村) 주차장이었어.
ㅎㅎㅎ 원래는 이런 곳인데 눈이 이렇게 쌓였으니 주차장이 사용되겠냐고~~
이 밤에도 예술촌답게 멋진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제일 압권은 바로 이거였어. 눈으로 만든 미끄럼틀이야.
완전~~ 굿이었어. 똥글또윤이 타면서 무섭다고 울면 어쩌지 했는데 재미있게 탔지~
와라쿠 초밥집을 찾아 계속 걸었어. 여기구나~ 하고 문을 여니까
"면요리 안되고 초밥만 되요~"라고.
"네네~" 하고 들어가 앉았는데
어? 여기는 와라쿠가 아니네 엉뚱한 곳인데?
치하루(千春鮨) : https://www.google.com/maps?cid=3169610279155190431
들어왔으니 먹긴 해야겠지만~ 하면서 초밥들을 주문한다.
한국에서 저렴하게 먹던 초밥과는 가격이 확~ 차이가 나지~ ^_^
모듬초밥을 서로 다른 것 2, 해물덮밥 하나를 시켰는데 십만원 훅 넘고~잉~
(그런데 어제 해물덮밥만으로도 그랬으니 뭐~)
열심히 아리가또고자이마스 중인 또윤이
초밥이 들어왔다.
이건 벌써 하나 냠냠
그런데... 그런데... 맛이... 지금까지 맛본 초밥 중 최고의 맛이었다.
배가 고파서 그런가? 싶기도 했지만 밥의 간이나 뜸이나 뭔가... 이건 놀라웠어.
나중에 알고보니 초밥의 세계에 뛰어든지 50년이라는 자부심이 상당하신 분이시고 사람들의 평도 대단했다.
우리 가족 사진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려도 좋겠냐 하더라. 그러라고 했지~ ^^
이건 내 폰으로 찍은 사진 ^_^
한국에 친구들이 많다며 방명록도 하나 보여준다. 그리고 적어달라고.
뒤적뒤적해보니 노트 가득 많은 말들이 남겨져있다.
한국인들도 많이 적어놨던데 (주인아저씨가 의미를 모르겠지만) 다들 찬사가 대단했다.
으음 더욱 만족감이 드는 것은? ㅎㅎㅎ
그러는 중에 서비스 메뉴가 등장했다. 와우~!!! 원더풀!!!!! 폰으로 찍어서 사진 해상도가 별로인듯
"우연히 들렸던 곳이었는데 매우 쾌활한 사장님과 초밥의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라고 적었다가
갑자기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처음엔 사장님만 -> 생선도 -> 초밥의 왕 -> 우리 가족.... 점점 추가되어 완성. ㅎㅎ
나가면서 보여드리니 사장님도 웃으며 좋아하시고 손님들도 아주 즐거워하더라~ ㅎㅎ
나중에 페이스북에 저 사진과 함께 구글번역으로 글을 게시했더니 답글을 주셨다.
"대장과 비슷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찍힌 사진도 올리셨는데
"북해도 여행 재미있겠는데요.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돌아가세요"
호호호~
우리는 이제 오타루 운하의 야경을 보는 걸로~
반대편(북동쪽인가?) 으로 내려가보니 사람들이 아주 적었다. 건너편에 줄줄이 서있는 공장도 없고~
다시 반대편으로 걷기 시작. 아... 정말 멋진 곳이야.
사진은 둘째 치고 그냥 이런 경치의 느낌은 좋아.
아까 낮에 잠깐 들렸던 이곳에 다시 도착했다.
우리 가족도 좀 찍어야지~ 싶어서 열심히~
우리도. ㅎㅎ 흔들리니까 난 잘생겨보이는듯~ 오예~~~
딸들은 어쨌거나 눈장난치는게 최고~
이제 호텔로 들어간다.
와 이거봐.... 손댄 흔적 없는 눈.
슈가파우더를 뿌린듯한 느낌이야~
호텔 가까이 오니 KFC가 등장했는데 말이지~
이 매장 센스가 넘칩니다요~ 그것은 바로~~~~~
KFC 눈사람~ ㅎㅎㅎ
호텔 길건너까지 왔다.
딸들은 잠시 기다리는 중에 뭐하게??
아아앗 피곤한 우리는 빨리 자자~!!!!!!!!!!!!!
그런데 일본 오락프로에 나온 아저씨가 기타를 치는데 그 모습이
나 이십대 시절의 모습이랑 닮았어~~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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