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토요일 새벽 1시 반경... 배가 아프다며 나를 깨운 순여사.
정신 바짝들어 얼른 준비하고 푹 퍼져 자고 있는 똥글이 깨워 병원으로 출발했다.
2시경 도착한 병원. 주차하고 유일한 입구인 병원 정문으로 들어가니 경비아저씨는 졸고 계시다가 분만실 안내해주시고 순산하시라는 말씀주시고.
분만실에 들어간 순여사. 그리고 덩그러니 남겨진 우리 둘.
똥글이 심심해서 어쩔줄 모르고... 그 사이에 산모들 몇 명 분만실로 들어가더라.
심심해하는 똥글이.
일단 본가와 처가에 다 문자를 드렸는데 장모님께서는 경주에 계시다고. 재혁이에게 전화해보니 비몽사몽. ㅎ
간호사 말은 20%정도 진행되었다고... 나중에 한 시간 가까이 지나 나타난 순여사는 집에 가서 기다리란다. 똥글이 때문에 방법이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6시 반경에 일어나 똥글이랑 다시 병원으로 갔다. 일단 분만실에 들어오래서 똥글이 대기실에 앉혀놓고 보러 들어갔는데 진통이 점점 심해지니 표정이 많이 일그러졌더라.
그래도 30-40% 진행되었다면서 무통분만 주사를 놓을지 의사선생님이 보신다 했는데...
하지만 똥글이는... 지겨움의 온몸 걸레질 중.
시간은 흐르고. 도착한 의사선생님. 그리고 간호사의 말로는 30분 정도면 출산할거라며... 탯줄을 자르겠냐 묻는데 그냥 네. 해버렸다. 전에는 순여사에게 안 자르겠다 했었지만 갑자기 해야 할 것만 같아.
분만 직전이라고 아빠 들어오란다.
분만실에 들어가보니 기운빠진 듯한 순여사. 나도 온 몸이 아픈듯 긴장되는 중 조금 후에 태어나는 또윤이!
소독된 비닐장갑을 낀 채 기다리던 나는 울고 있는 또윤이의 모습을 보다 탯줄을 잘랐는데 정신없었다.
또윤이 뽀얗고 똘똘하게 생긴 욘석. 09:30분 탄생.
그리고 다시 대기실로 가니 똥글이가 묵묵히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또윤이 태어났다~!" 해도 긴가민가 싶은가봐. 그래서 저기 우는 소리가 또윤이 소리라니까 잘 안들린대. ^^
나중에 복도로 나와 기다리는데 몇 분 후에 또윤이 나타났다.
똥글이도 같이 가서 보고 간호사 이모가 손잡아 보라니 잡아본다.
또윤이가 다시 들어가자 똥글이가 방긋 웃으며 "예쁘다~"한다. 하하하.
하지만 우린 다시 들어가서 똥글이는 다시 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고 난 맛사지를 해야 하는데 십여분이나 했을까? 애기가 운다길래 가보니까 똥글이가 아빠 기다리다 지쳐서 울고 있더라.
잉잉... 그래서 맛사지도 못하고 나와서 똥글이 업어주고 달래야 했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잠시 가서는 몇 번 맛사지 해주지도 못하고 나와서 똥글이랑 1층 티비보러 다녀야 했다.
그러다 병실로 갔는데... 똥글이는 뭐가 그리 신났는지.
어쨌거나 순여사가 아파서 다시 분만실로 갔고 의사로부터 경고(?)를 듣고 그때부터 맛사지를 3시간동안 해야 했다. 음흠흠...
똥글이도 분만실에 데려다놓으니 계속 "집에 가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녹음기 틀어놓은 듯 반복하는 말. 하지만 어쩌겠어. ^^ 결국 저러고 자더라.
그러다 장인어른과 장모님 오셨고. 나와 똥글이도 그제야 늦은 점심을 먹어볼 수 있었다. ^^
아 꼬륵... 3시간의 맛사지로 팔도 욱신욱신.
나중에 8시 면회때 우린 또윤이를 보러 갔다. ㅎㅎ 또윤이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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