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6년이나 지났다니 세월이 많이도 흘렀군. 7월 17일 제헌절이자 우리의 결혼기념일에 처음으로 아기와 함께 맞으며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포항의 월포 해수욕장 부근의 바다펜션으로.
장마가 왔다갔다 하며 제발 여행 때엔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랬건만 비가 살살 내리고 있었다. 7번 국도를 달리다 펜션으로 가기 위해 꺾으니 이런 운치있는 길이 나타났다. 와우~ 잠시 차를 세워야 했지.
한참을 달려 도착한 바다 펜션은 바깥에서 볼땐 평범해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아기자기한 것이 마음에 들었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펜션분들도 정겨웠다. ㅎㅎㅎ 짐을 풀고 바로 옆에 있는 월포 해수욕장으로 나갔다. 날씨는 꽤 우울한 빛이었지만 이런 분위기 좋아...
아이를 안고 걸으며 바다를 보여줬지만 너무나 낯선 모습에 얼떨떨해 하는 아기.
엄마의 품에 꼭 붙처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요즘 부쩍 무서움을 느끼면 엄마 아빠를 꽉 잡는데 손아귀 힘이 꽤 세서 기분이 좋다~ 후훗~
젖은 모래위에 서있게 해주려고 했지만 차가운 모래가 낯설어 울음을 터뜨렸다. 녀석~ 겁이 많구나? 나중엔 여름이면 바다에 데려다 달라고 노랠 부를거면서 ^^ 저기 봐 발바닥 바짝 세우고 있는 모습 후훗
펜션에 돌아와 편안하게 즐겨보기로 했다. 여기 저기 설치된 그네 의자에 앉아 놀아보니 똥글이가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아 ^^ 이런건 안 무서운가보네?
혼자 앉아 있어도 좋다 이거지? ^^ 아빠 사진 그만찍고 오라고?
저쪽 방에 놀러오신 할머니께서 똥글이 귀엽다고 너무나 좋아하신다. 며느리랑 사위랑 놀러오신 것 같고 아직 손주가 없으신 모양이었는데 우리 사진도 하나 찍어주셨지 ^^
방 앞에서 고길 구우며 저녁을 먹고 펜션을 다니다보니 와우 아주 작은 청개구리들이 한 두마리씩 보이기 시작. 와... 도시에 살면서 잊고 지내던 청개구리들. 이렇게 볼 수 있다니~ 사진을 찍어놓으니 엄청 커보이네. 실제는 새끼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일 뿐인데~ 참개구리같아. ㅎㅎㅎ
해가 저물자 여기저기서 형형색색 전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어두워지는 짙푸른 하늘과 대조되는 주황, 빨강의 불빛들. ^^ 분명 내일은 맑을거야.
다음날 오전, 날씨는 햇볕이 쨍쨍거렸고~ 얼른 아침을 먹고 물놀이를 하려고 달려 내려갔다. 와 이 화창한 날씨에 푸른 하늘에 시원한 물에~ 어제의 물을 다 버리고 깨끗하게 청소한 후 다시 받아놓은 저 물~ 랄라! 뛰어들고 싶단 말얏!
똥글이랑 놀려고 아기튜브도 바람채워서 후다닥 내려갔는데... 하지만 똥글이는 물이 발바닥에만 닿아도 무섭다고 울어댄다. 욘석아 목욕할땐 좋아하더니만 차가와서 그래? 결국 아빠가 안아줄 수밖에. ㅎㅎㅎ 아빠랑 딩가딩가~
에랏! 아빠는 물어 들어간다. 아핫 조금 차갑긴 하지만 이 정도야 뭘~ ^^ 물에 들어가 또 열심히 사진을~ 오늘을 위해 디카에 물이 닿지 않도록 수중팩도 준비했는데 ㅎㅎㅎ
똥글이가 물을 겁내지 말라고 풀장 옆에 엄마랑 앉아 물장구를 치는데 조금씩 따라하더니 금새 신나게 논다. ㅎㅎㅎ 그래서 조금씩 물에 익숙해져서 나중엔 허리까지 담궈도 잘 참던걸.
물놀이 한참 하던 똥글이는 결국 저기 앉아 있는 엄마에게 엉금엉금 기어간다. 그리고는...
엄마의 품에 안겨 금새 잠이 들어버렸다. 몸이 젖어 축축할텐데.편안하게 그네의 흔들림을 느끼며 가만히 잠든 똥글이.
한잠을 자고 일어난 똥글이랑 엄마 아빠는 펜션에서 햇볕을 피해 쉬면서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아 물놀이가 아쉬워~ 울 공주님이랑 아빠랑 열심히 놀았어야 했는데. 뽀송한 새 옷을 입고 좋아하는 똥글이.
이젠 짐을 싸야지. 힝... 떠나기 싫다구~ 아기와의 짧은 여행은 이젠 그만이라니 아쉬울 뿐. 똥글이 나중에 물이 무섭지 않을 때 다시 와서 놀자 알았지?
펜션을 나와 30분 정도 달리면 영덕이고 바다쪽엔 해맞이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언덕 위에 만들어진 수 많은 바람개비들. 믿겨지지 않는 엄청난 크기로 휙휙 돌아가는 모습이 멋질 뿐인걸. 똥글이도 신난거지?
돌 위에 카메라를 얹어서 우리 가족도 한 컷! 여긴 이렇게 여행객들 사진 찍으라고 벤치가 만들어져 있답니다.
아쉽지만 오붓했던 1박 2일의 여행은 이렇게 끝~ ^_^ 울보 똥글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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